-
진영(眞影)은 불교의 덕 높은 고승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화면 왼쪽 상단에 쓰인 “□□國弘濟尊者松雲堂大和尙之眞”이라는 영제(影題)를 통해, 이 작품이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으로 크게 활약한 사명대사의 진영임을 알 수 있다. 사명대사는 높은 등받이 의자에 앉아 약간 오른쪽을 향한 채 불자(拂子)를 쥐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특히 부릅뜬 큰 눈, 길게 늘어진 수염, 묵중한 하반신의 묘사를 통해 용맹하고 위엄 있는 인상이 강조된다.
현재 사명대사 진영은 여러 사찰에 전해지는데, 전반적인 풍모는 유사하나 동국대학교 박물관 소장품에서는 특히 부릅뜬 눈과 풍만한 수염, 유려하게 흐르는 가사 자락의 표현이 두드러진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후기 불교계에서 문파가 형성되면서, 각 문파에서는 조사 및 고승의 진영을 제작하여 사찰에 봉안하였고, 이러한 배경 속에서 사명대사 진영이 여러 곳에 전승되게 되었다.
-
<대구 용연사 영산회상도>는 석가모니불이 영축산에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설하는 법회 장면을 묘사한 작품인 로 석가모니불 주위로 합장하고 있는 여러 보살들, 가섭·아난존자를 비롯한 10대 제자를 비롯한 여러 신중들이 황색으로 어우러진 구름 사이로 부처님 가르침을 듣기 위해 모였다. 화면 아래 좌·우측에는사천왕이 칼과 보탑, 용과 여의주를 각각 들고 동서남북 사방을 지키며 불법을 수호하고 있다. 1777년(정조 1)에 화승(畫僧) 정총(定聰)을 비롯해 총 11명의 화승이 함께 제작하였는데, 화면 하단 중앙에 화기(畫記)가 온전히 남아있어 <대구 용연사 영산회상도> 조성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어 매우 중요하다.
-
동국대학교 소장 <희경루방회도>는 1546년(명종 1)의 증광시(增廣試) 문·무과 합격 동기생 5명이 1567년(선조 즉위) 전라도 광주의 희경루에서 만나 방회(榜會)를 갖고 제작한 계회도(契會圖)이다. 화면은 위로부터 제목, 그림, 좌목(座目), 발문(跋文)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구성부분은 붉은색 선으로 경계를 짓고 있다.
가운데 그림은 희경루(전라도 광주 소재)에서의 연회장면과 주위 경관을 묘사하였는데, 화면 왼쪽의 연회장에서는 주인공과 기녀들, 악공, 군졸들의 모습을 그렸다. 인물표현 외에도 풍경의 나무표현과 산의 질감 묘사 등에서 당시 유행하던 화풍의 특징과 양상을 잘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
정조(正祖, 재위: 1776-1800)가 1795년 윤2월 9일부터 16일까지 화성에 있는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顯隆園)에 행차하여 주요 행사를 그린 『화성능행도병(華城陵幸圖屛)』 8폭 병풍의 첫 번째 폭에 해당되는 그림이다. 그 중 <봉수당진찬도>는 현륭원 행차 가운데 가장 중요한 행사로 혜경궁 홍씨의 탄신 일주갑(一周甲)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베풀어진 진찬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진찬례는 화성행궁에 도착한지 사흘째인 윤2월 13일에 봉수당에서 거행되었다. 화면은 상단에 위치한 봉수당으로부터 중량문을 지나 하단에 좌익문을 연결하는 행각과 담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전각 안쪽에서 다양한 진찬광경이 그려져 있으며 중앙에는 여령(女姈)들이 음악에 맞추어 일종의 공연을 펼치고 있다. 동국대학교박물관 소장 <봉수당진찬도>는 세부 묘사가 정밀할 뿐만 아니라, 필치와 완성도 면에서도 뛰어난 수작이다.
-
바위 옆에 서 있는 한 그루의 파초를 그린 작품이다. <정조필 국화도(正祖筆 菊花圖)>와 함께 보물로 지정되었다. 화면 왼쪽 아래에 괴석을 두었고 괴석 끝 부붙에서 파초 줄기가 올라가는 간결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균형잡힌 배치와 구도가 어우러져 단순한 소재를 표현하였으나, 특징적인 요소를 잘 구현해 내고 있다. 특히 먹색의 짙고 옅음의 대조는 바위의 질감과 함께 파초 잎의 변화를 잘 묘사하고 있다. 그림의 왼쪽 상단에는 정조의 호(號)인 홍재(弘齋)가 찍혀있다.
-
조선의 22대 왕인 정조(正祖, 재위: 1776-1800)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정조 필 파초도(正祖 筆 芭蕉圖)>와 함께 보물로 지정되었다. 왼쪽으로 치우쳐 비탈진 바위 위에 핀 국화의 모습을 옅은 먹을 사용하여 간결하게 표현하였으나, 국화의 줄기와 잎은 짙은 먹을 사용한 것이 대조적이다. 이러한 먹의 농담 및 강약의 조화를 통해 단순한 구도를 취한 화면 내에서도 생동감을 느끼게 하며, 국화꽃 위에 가볍게 앉아 있는 메뚜기의 모습을 화면을 정취를 더한다. 화면 오른쪽 상단에 '萬川明月主人翁(만천명월주인옹)'이라는 주문방인(朱文方印)이 찍혀 있다.